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소설 리뷰 추천
한 줄 평
★★★★★
김부장 욕으로 시작해서 송과장 찬양으로. 내가 읽은 가장 재미있는 자기계발서
풀 리뷰
유튜브에 류승룡 꼰대 쇼츠가 무한히 나오면서 흥미가 생겼다. "어딜 부장도 국산 그랜저를 타는데 대리가 외제차를?!" 꼰대도 이런 꼰대가 없다.

김부장의 끊임없는 꼰대 행각에 치를 떨기도 웃기도 했지만, 책을 읽을수록 눈이 간 건 송과장이라는 인물이다. 존경할 구석이라곤 하나도 안 보이는 김부장의 이해자, 백상무의 부동산 멘토, 정대리와 권사원의 좋은 선배. 그는 누구일까?
1권은 김부장 이야기, 2권은 정대리와 권사원 이야기, 그리고 대망의 3권에서 송과장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을 읽고 재미있는 자기계발서라고 느끼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송과장의 여러 모습들이 존경스럽고 닮고 싶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가 특히 존경스럽다고 느끼게 된 부분들은 따로 메모를 남겨뒀는데, 아래가 그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다.
"부드러운 안경닦이로 문지른 후 다시 쓴다. 환하게 보인다. 세상을 밝고 또렷하게 보는 방법 중 가장 저렴하고 간단한 방법이다. 안경 쓴 사람만이 느끼는 호사다."
요새는 아침에 안경 닦을 때 느꼈던 귀찮음이 없고, 이 문장이 떠오르면서 감사한 기분이 든다.
"권사원의 남자친구는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집을 사자고 했다고 한다. '떨어지면'이라는 조건부가 붙는다. 떨어뜨리고 싶다고 해서 떨어뜨릴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에 집착하는 것, 예를 들면 내가 키만 컸으면, 내가 금수저였으면, 내가 머리가 좋았으면, 내가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런 가정들은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든다."
특히 송과장이 친구들과 세차 모임을 하면서 느낀 감정과 그 후의 자기 반성이 아주 인상 깊었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빨리 퇴사하고자 하는 송과장은 회사 생활이 즐겁다며 계속 회사를 다니고 싶어하는 친구들 얘기를 듣고 "어떻게 회사를 계속 다닐 생각들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순진하다고, 세상을 모르는 것 같다고 한다. 날을 잡고 한 번 제대로 설명해줘야겠다고 다짐까지 한다."
그러다가 스스로 깨닫는다.
"아, 나도 꼰대였다. 나는 남의 삶의 방식을 옳다, 그르다 할 자격도 없다. 그럴 필요도 없다. 모두가 같은 생각만 하고 산다면 세상은 얼마나 재미없을까.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기에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김부장 이야기의 작가인 송희구 작가님이 수백억 자산을 형성했음에도 아침 일찍 출근하여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이라는 점이 송과장의 생각과 경험에 깊이를 더한다.
최근에 사업과 코인으로 돈을 많이 번 친구가 술 몇 잔 한 뒤에 "너도 이 정도 벌고 나면 링크드인에 글 쓰고, 회사원할 생각 없어질 거다"라는 얘기를 했는데, 그때 송과장이나 송희구 작가님 생각이 많이 났다.
돈만 있으면 떼려치울 텐데 하는 생각으로 직장을 다니는 게 아니라, 계좌에 얼마가 있든 계속해서 일을 통해 연결되고 가치를 만들고, 그 경험에 대해 기록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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