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사랑에 빠지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다개국어 구사자가 되는 데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에 대해

아내와 가족, 그리고 친애하는 친구들을 제외하고 내 삶에서 가장 큰 기쁨을 주는 것은 단연코 독서이다.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핵심은 내가 독서와 사랑에 빠졌다는 것이고, 그것은 4개의 외국어(영어, 일본어, 중국어, 그리고 약간의 스페인어)를 배우는 데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이다. 일본어 덕분에 나는 일본인 아내에게 데이트 신청을 할 수 있었고, 이는 내가 일본에 오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나를 사로잡았던 것으로 기억나는 첫 번째 이야기는 “매직 트리 하우스(MAGIC TREE HOUSE) 시리즈”였다.

내가 8살 때의 일이다. 방금 알파벳을 다 뗀 한국 아이가 선생님이 하는 말을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해서 클라이드 힐(Clyde hill) 초등학교 수업 시간에 잠만 자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그 책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첫 번째 책을 어떻게 끝까지 읽을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종이에 적힌 단어의 3분의 1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첫 번째 책을 다 읽고 난 후, 매직 트리 하우스가 나를 전 세계의 다른 시대와 장소로 데려다주었기 때문에 다음 책을 당장 읽고 싶어졌다.

책의 세부적인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2002년 12월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선물로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것이 바이오니클이나 장난감 자동차 같은 것이 아니라 '카멜롯의 크리스마스(Christmas in Camelot) (멀린 미션 1권)'였다는 것을 기억하는 걸 보면, 그 책이 나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다. 지금도 그 책을 사서 집에 가는 차 안에서 책의 하드 커버를 만지작데며 빨리 펼쳐보려고 벼르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그 시리즈를 다 읽은 후에는 로알드 달(Roald Dahl) 시리즈(마틸다 등)에 푹 빠져들 수 있었다.

10살이 조금 안 되어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아서왕 이야기를 수도 없이 반복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것은 내가 두 번 이상 반복해서 읽은 인생 첫 번째 책이었다.

11살이나 12살 무렵, 부모님은 하루에 1~2시간만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PC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셨다. 내가 무제한으로 접속할 수 있는 유일한 웹사이트는 '에듀넷(Edunet)'뿐이었다. 학교 전 과목의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는 웹사이트였다.

12살의 나는 그 웹사이트의 '자유게시판' 같은 곳에 아이들이 외부 웹사이트에서 이른바 '웹소설'을 복사해서 붙여넣기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웹사이트에서 그 소설들을 읽으며 몇 시간이고 보냈던 기억이 난다. (내 성적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심지어 조금씩 떨어졌는데, 에듀넷에서 무언가를 배우려는 나의 갑작스러운 열정에 부모님은 꽤나 어리둥절해하셨다.)

그 후 내 관심사는 만화책으로 옮겨갔다. 내가 책을 사는 것이라면 항상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시던 아버지도, 내가 한두 달 만에 거의 백 권 가까운 책을 주문하자 나를 말리셔야만 했다.

만화책에 대한 사랑은 애니메이션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은 만화나 소설 형태로 된 그 애니메이션의 일본어 원작을 읽고 싶다는 관심으로 이어졌다.

일본어로 처음 끝까지 읽은 만

애니메이션에 대한 나의 사랑은 소위 '라이트 노벨'과도 궁합이 잘 맞았다. 이 소설들은 만화만 읽던 내가 호흡이 더 긴 글을 읽게 만드는 아주 훌륭한 디딤돌 역할을 해주었다.

그리고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 내내 나는 한국어로 된 판타지 소설과 무협 소설을 게걸스럽게 읽어 치웠다. 그것은 학원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잠자리에 들기 전, 그리고 점심시간 동안 나에게 훌륭한 정신적 안식처를 제공해 주었다.

마침내 중고등학교 시절 내내 옥죄어 오던 스파르타식 한국 교육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나는 탐험할 수 있는 훨씬 더 많은 자유 시간을 얻게 되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읽고 공부할 수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만화, 판타지, 무협에 대한 나의 관심은 계속되었고 이와 동시에 새로운 장르가 내 삶에 들어왔다.

수능이 끝난 바로 그날 밤, 근처 지하 1층 서점에서 나는 우연히 팀 페리스(Tim Ferriss)의 '4시간(4-Hour Body)'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이 책은 내 신체 구성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고 (이듬해 체지방률 28%에서 17%로 감소, 턱걸이를 한 개도 못하다가 15개를 할 수 있게 됨), 내 독서 목록에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에세이', 그리고 서양 취향의 '판타지'와 'SF' 장르를 추가하게 만들었다.

팀 페리스 덕분에 알게 되었고 내 20대에 큰 자취를 남긴 다른 책들도 있다.

대학교 3학년 때 나는 중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상하이로 갔다. 첫 학기가 끝난 후에는 대부분의 수업을 빠졌다. 하지만 다음의 방법들을 통해,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노베이스 상태에서 약 1년 만에 HSK 6급을 통과할 수 있었다.

<1> 중국어로 된 4편의 만화책 시리즈 읽기

<2> 중국어 소설 4권 읽으면서 오디오북으로 듣기

<3> 한국식으로 한 달 동안 시험 문제 풀이 훈련하기

이제 30대 초반이 된 지금도 독서(그리고 오디오북 듣기)는 여전히 내 삶에서 뺄 수 없는 소중한 취미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모든 장르와 유형의 책을 즐기고 있다.

만화, 소설, 에세이, 판타지, SF, 자기계발서 등등 무엇이든

앞으로 다가올 수십 년간의 독서 생활을 기대하며, '독서의 기쁨'이 미래 자녀나 무럭무럭 자라나는 조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얼마나 멋진 선물이 될지 생각해 본다.

외국어로 읽기 시작하면 따라오는 외국어 능력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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